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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 번역에 대한 잡상



스타2의 한글화 정책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일단 번역은 '새로운 유저층' 의 접근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사람들의 번역에 대한 거부반응은 크게 '익숙치 않다'와 '번역된 단어의 어감이 구리다' 로 볼 수 있는데, 스타2 시장이 올드 스타1 유저로만 한정된다면 결코 성공작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신규 유저의 접근성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올드유저들의 '익숙치 않은' 거부감은 스타2의 성공을 위해 감수해야 할 점, 양보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만족도를 볼때는 영문발음 그대로 가는게 좋게 느껴지겠지만 유저층이 늘어야 배틀넷도 활성화가 되고 프로리그도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자면

"피닉스의 그래비톤 빔이 마라우더들을 봉쇄하고 디스럽터가 포스 필드를 시전합니다" 보다는 "불사조의 중력자 광선이 약탈병들을 봉쇄하고 분열기가 힘의 역장을 시전합니다"가 신규 유저에겐 훨씬 더 나은 접근성을 가질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맹독충' '감염자' '타락자' 등의 곧이곧대로 직역한 단어들에 있다. 이런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한자 조어들 때문에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게 되는 것 아닐까? 블리자드코리아쪽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했는지 한글화 콘테스트 등으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모든 번역행위에 따르는 어려움이지만, 각각의 언어는 각각의 언어가 갖고있는 중의적인 뜻, 뉘앙스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른 언어로 1:1 대응을 시킬 수 없다. 'Go' 라는 단어가 '가다' 라는 의미만 갖고 있는것이 아니라 '진행하다' '시작하다' '출발하다' '착수하다' 등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처럼.

고로 명사의 번역은 지칭하고자 하는 대상이 갖는 '특징'들을 잘 서술해줄수 있는 단어를 찾아야 하며, 원어를 1:1로 치환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 'strider'를 '성큼걸이' 라고 번역한 것은 매우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스타2 한글화처럼 '~er' 어미를 '~하는 자' 라고 번역하는건 상당히 무책임한 번역이다.

예를 들어 '타락자'로 번역된 'Corruptor'의 경우를 보면, 물론 Corrupt에 '타락'이라는 뜻이 들어있긴 하지만,  우리말의 '부패'나 '타락'은 Corrupt라는 단어의 의미를 완벽하게 살릴 수 없다. 실제 이 유닛의 공격패턴이나 역할을 보았을때 Corruptor라고 지칭한 이유는 뭔가를 정신적이나 존재적으로 '타락' 시키기 보다는 (그렇다면 fallen이라고 표현했을 것이다) '뭔가를 끔찍하고 냄새나는 불쾌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뉘앙스를 품어서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생물이나 물건들을 '썩어버리게' 만드는 벌레나 괴생물에 가까운 이름을 만들어 내면 되는 것이다. (바로 적당한 단어를 떠올리긴 어렵지만 차라리 '똥파리'나 '시취진드기'등이 '타락자'보다는 나아 보인다.)

Lurker나 Marauder 도 마찬가지.
굳이 Lurk 나 Maraud를 1:1로 치환할 적당한 단어가 없다면 유닛의 생김새나 공격 형태로 새롭게 단어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얘기이다. '잠복자'를 '가시미늘벌레' 나 '약탈병'을 '중장갑병'으로 번역한다고 해서 원어의 의미가 훼손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Maraud를 곧이곧대로 '약탈'이라고 번역하는것이 더 문제이다. 실제로 게임안에서 Marauder가 적의 자원이나 건물을 '약탈' 하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Maraud가 영어 문화권 안에서 차지하는 뉘앙스를 읽어내는것이 더 중요하고 게임 안에서 그 유닛이 갖는 역할과 외모를 잘 묘사할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줄 요약

직역 반대, 의역 찬성.

by 닝구 | 2009/07/03 11:48 | Chitchat | 트랙백 | 핑백(1) | 덧글(54)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이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과 대의를
영원히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겠습니다.
by 닝구 | 2009/05/29 13:22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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